푸른 하리마나다(播磨灘)를 꿈꾸는 녹색의 고원. 이곳에서 목장을 경영하는 카키(垣)씨를 만났다.
a. 카키목장에서 보이는 하리마나다(播磨灘). 맑은 날씨에는 쇼도시마(小豆島)까지 보인다고 한다.
b. 사료는 소의 연령이나 체격에 맞춰 섬세하게 조정한다고 한다.
c. 목장 뒤편에서 벼도 재배하고 있는 카키 씨. 소의 주된 사료로는 재배된 볏짚을 사용한다.
d. 외양간에는 생후 1개월이 채 되지 않은 송아지가 있다. 평소 우리가 먹는 고기도 이러한 생명으로부터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느낀다.
e. 목장의 가장 높은 지대에서 바라보는 풍경. 광대한 부지를 자랑하는 카키목장은 아와지시에서 최대 규모이다.
“소도 사람과 똑같아요. 1대 1로 마주하면, 꼭 대답해줍니다.”
많은 고베규를 생산하고 있는 카키목장. 우수한 소고기를 생산해내는 비결은 의외로 간단했다.
牛브랜드 소의 근원을 길러내는 아와지섬
고베규(神戸牛)에 마츠자카규(松坂牛) 등 일본 전국에 자리잡은 브랜드 소. 그 근원이 되는 것이 쿠로게와규(흑소) 중 하나인 타지마소(但馬牛)이다. 아와지섬은 최고 품질로 칭송받는 순종의 타지마소 생산의 70%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큰 산지이다. 아와지산 타지마소 중에서도 육질 등급 A・B3〜4이상 등의 엄격한 조건을 만족시킨 것만이 아와지규로 인정받아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참고로 고베규의 육질 등급은 A・B3이상이다). 아와지규는 타지마소 특유의 섬세한 고깃결과 고급스러운 단맛이 나는 살코기, 체온에 녹을 정도로 융점이 낮은 차돌박이가 특징이다. 이러한 최고급 소고기가 많이 생산되는 아와지섬에서 목장을 경영하는 카키 씨. 그가 경영하는 카키목장은 연간 출하량의 약 80%를 고베규나 아와지규로 출하시키고 있으며, 미나미아와지시(南あわじ市)에서도 제일의 규모와 품질을 자랑한다.
한적한 환경이 길러내는 양질의 고기
아침 6시부터 외양간에 들어가, 365일 쉴새 없이 소를 돌보는 카키 씨. “여행도 좋지만, 역시 여기가 제일 마음이 편해요.”라며 수줍게 말하는 그. 하리마나다(播磨灘)를 바라보는 고원에 위치한 목장에는 마치 별장과 같은 평온한 공기가 흐른다. 그는 사람들이 부러워할 이 좋은 곳에서 현재 약 200마리의 와규를 기르고 있다.
“아와지섬은 온화한 기후에 수원 또한 풍부합니다. 여기서는 산의 곡수(谷水)를 용수로 공급하고 주된 사료로 직접 재배한 볏짚과 건초를 섞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무농약이고요. 시중에 판매되는 사료도 시도해봤지만, 직접 재배한 볏짚이 향이 더 좋고, 소들도 좋아합니다. 좋은 것을 먹이고 싶으니까요.”
목장 경영을 시작한 지 약 20년. 젖소 사육부터 시작한 아버지의 목장을 이어받아, 현재는 아내, 부모님과 함께 목장을 경영하고 있다.
“이 주변은 원래 젖소 산지였어요. 목장도 많이 있었지만 고령화로 인해 많이 줄었습니다.”라고 말하는 카키 씨.
“최근에는, 고베규나 아와지규 등 브랜드 소의 인기로 공급을 맞추기가 어려운 실정이죠. 번식과 비육을 병행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 같습니다.”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소의 사육은, 교배를 시켜서 새끼(송아지)를 낳게 하고, 그걸 경매시장에 출하하는 번식농가와 새끼를 경매 시장에서 구입해 훌륭한 소로 길러내는 비육농가의 분업에 의해 이루어진다.
카키 씨는 비육을 전문적으로 해왔지만 번식농가의 감소로 인해 최근에는 번식 업무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번식과 비육은 외양간의 형태도 달라요. 전문 분야가 아니라 시행착오를 겪고 있지만, 훌륭한 송아지가 태어났을 땐 매우 기쁩니다.”
한 마리 한 마리 성심을 다해
일반적인 비육 농가의 외양간은 칸칸이 나누어진 여러 개의 공간이 이어진 형태가 많다. 그와 달리, 카키목장을 방문했을 때 받았던 인상은 ‘자유’ 그 자체였다.
“소에게도 역시 적절한 운동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해야 힘줄도 튼튼해지고, 스트레스 감소에도 도움이 되죠”. 부지 내에는 소 전용의 운동장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소들은 외양간과 운동장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이것은 비육농가에서도 드문 경우이다.
또한, 임신 중인 소는 운동장이 딸린 고원의 외양간으로 이동시키거나 소의 연령이나 몸 상태에 맞춰 환경을 바꾸는 등의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 출하를 기다리는 소의 경우 개별적으로 털을 관리한다. “한 마리씩 털을 정돈하면 소들도 좋아합니다. 스킨십은 사람에게 익숙해지게 하고, 스트레스를 해소시킵니다.” 카키 씨가 쓰다듬은 소들은 모두 눈이 선하다.
또한, 지육(소나 돼지의, 머리·내장 따위를 발라내고 남은 고기)의 품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인 요로이(소의 몸에 붙은 배설물이 마른 것)가 몸에 붙어있지 않은 것도 카키목장의 특징 중 하나이다. 이것은 소 한 리 한 마리를 정성을 다해 기르고 있다는 증거이며 그 애정은 고기 육질에도 반영된다. 맛있는 고기를 만들어내는 비결은 단순히 ‘애정’에 있는 것 같다.
출처: 먹거리 통신(食べる通信)